유튜브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육군 훈련병들의 훈련 모습을 담은 감동적 영상이 온라인 세상에 소리 없이 퍼지고 있었다. 육군27사단이 신병교육대대 훈련병들의 모습을 유튜브에 올린 것은 지난 9월. 자식을 군에 보낸 부모들과 입대를 앞둔 청년들에게 입소문이 나며 조회수는 어느덧 1만4000건을 훌쩍 넘었다.
▶21분 영상에 훈련병 일상 담아
‘신병교육대대 5주간의 기록’이란 제목의 영상은 21분간의 분량. 2012년 9기부터 11기까지의 훈련병들 훈련 과정을 영상에 담았다. 102보충대부터 신교대 입소, 5주 훈련 후 수료식 현장까지 5주간의 훈련 과정을 가감없이 그대로 전달하고 있다.
훈련복 지급과 제식훈련 과정, 실거리 사격 및 수류탄 투척, 30㎞ 완전군장 행군까지 훈련병들의 땀과 눈물로 구성됐다. 중간중간 훈련병들의 각오와 소감을 밝히는 인터뷰는 현장의 긴장감과 분위기를 그대로 전해 준다. 차분한 내레이션과 훈련병들의 인터뷰 등 제작 수준도 일반 공중파와 비교해 전혀 손색이 없다. 어수룩해 보이던 훈련병들이 힘든 훈련을 거치며 대한민국 사나이로 성장하는 과정을 보다 보면 참을 수 없는 감동을 느끼게 된다.
27사단의 한 관계자는 “다큐멘터리는 두 가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주 목적”이라며 “하나는 부모님들이 자식을 군에 보내며 훈련소에서 어떤 훈련을 받는지 궁금해하는 경우가 많아 주차별 교육진행 사항을 알려주는 차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 땅의 부모들이 자식의 국방의 의무 이행에 자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4개월간 제작 끝 명품다큐 탄생
영상제작은 사단장의 작은 관심에서 시작됐다. 훈련병들의 훈련 모습과 수료식에서의 가족 상봉이 주는 감동을 영상에 담아 보자고 제안했다. 아들들이 어떻게 훈려받고 대한의 전사로 변하는지를 부모님들에게 알려주는 것도 군의 의무라고 설명했다.
제작 과정은 쉽지 않았다. 프로도 힘든 다큐멘터리인 만큼 시행착오도 많았다. 하지만 군을 믿고 자식을 맡긴 부모들에게 보여준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심정으로 영상을 찍고 편집했다. 지난 5월 입소 기수들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필름에 담았다. 수십 장의 원고를 찢으며 대본을 썼다. 영상에 맞는 음악을 찾으며 한 장면 한 장면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명장면이 됐다. 입대 전 홍익대에서 영상을 전공한 정훈병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약 4개월간의 밤을 새우는 노력 끝에 명품 다큐멘터리가 탄생했다.
▶유튜브 조회 1만4000건 훌쩍
완성된 영상은 처음 입대한 자녀들의 부모가 자주 찾는 부대 인터넷 카페에 올렸다. 아들이 훈련소에서 어떻게 지내고 어떤 교육을 받는지 알려주는 차원에서였다. 반응은 바로 왔다. 감동적이라는 말과 함께 감사의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했다.
부대를 찾은 외부손님들에게도 영상을 보여주자 감동적이라며 눈시울을 적셨다. 더 많은 사람이 봤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에 신병교육대대 인터넷 카페와 사단에서 운영 중인 대대급의 모든 카페에도 탑재했다.
외부인들을 위해 사단 전우회 홈페이지와 유튜브에도 올렸다. 현재는 병무청 사이버 홍보관, 유용원의 군사세계, 자주국방네트워크, 다음카페, 네이버 곰신 카페 등 20여 곳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네티즌들을 만나고 있다. 육군 유튜브에는 대표 영상으로 올라가 입대 전 청년들과 군 장병 가족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27사단의 한 관계자는 “신병교육대대 카페에 탑재돼 있는 영상을 다섯 번 이상 본 가족도 상당수 있다”며 “20분 분량의 비교적 긴 영상을 2개월여 만에 유튜브에서 1만4000명 이상이 조회를 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다큐영상은 유튜브에서 ‘27사단’이라고 검색하면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