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주차장법’개정 시급

 

아파트 주차장은 민원 온상

낡은 ‘주차장법’개정 시급

 

 

 아파트 주차장에 주차를 했던 RV차량운전자 박모(35·수성구 지산동)씨는 이른 아침 출장길에 차문을 열지 못해 난감해 하다 결국 옆 주차차량 소유자에게 전화를 해야 했다.

양 옆에 주차된 중형차량 탓에 박씨의 차문을 열 수 없었던 것. 주차 공간 부족의 전통적 주차난에 최근에는 16년전에 제정된 비좁은 주차 공간으로 인한 주차난까지 겹쳐 주민들을 괴롭히고 있다.

2000cc 이상 중형차와 RV차량의 보급이 늘면서 차량들의 전폭은 계속 늘어나는데 반해 주차 공간 너비는 16년 전부터 묶여있다.

주차장법이 정한 주차단위 구획은 너비 2.3m 이상, 길이 5m 이상(지체장애인 전용 3.3m. 5m)으로 지난 1990년 12월말에 관련조항이 개정된 이후 현재까지 변동이 없는 상태다.

현재 시판되는 차량들의 전폭은 1.6m~1.8m 전후가 보통이며 중형차의 경우 거의 1.9m에 이른다.

2.3m 정상적인 주차공간에 중형차가 나란히 주차할 경우 50cm 남짓의 공간만 남게 돼 공간이 좁아 차문 열기도 힘든데다 간혹 문을 열다 옆 차량에 흠집을 내기도 하고 주차 중 접촉사고로 다툼도 잦은 실정이다.

 취재 중에도 수성구 모아파트의 관리사무소로 지하주차장에 주차한 고급외제승용차의 문짝이 밤새 훼손되었다는 주민민원이 접수되어 녹화된 지하주차장 무인카메라 모니터를 확인하는 등 각 단지마다 주차차량의 접촉사고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다.

 아파트 시공사들이 주차공간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최소 너비인 2.3m로 주차공간을 구획하다 보니 경차 옆자리는 명당자리로 통하는 실정이다.

지자체 관계자는 “주차 관련 조례가 있지만 상위법인 주차장법이 정한 규정 때문에 조례 개정 등은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택관리사 김모(50. 수성구 지산동)씨는 “과거의 낡은 규정에 얽매여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주차 중 접촉사고로 아파트 마다 주차장이 민원온상이 되어 이웃 간에 인심이 흉흉해지고 있다.” 며 “차량 폭이 넓어져 가는 추세에 따라 주차장법이 정한 구획 너비를 확장하는 방향으로 당연히 법이 개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구 임대규 기자 ofcny@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