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 부른 아파트 소음 시비

 

죽음 부른 아파트 소음 시비

고질적인 아파트 소음문제 해결 급선무

 척박한 아파트 주거 환경에서 가장 고질적인 문제가 소음 공해, 특히 위층에서 만드는 소음이다.

아마 아파트에 거주하는 주민들 중엔 겉으로 말은 못 하고 남의 일 같지 않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다.

대구 수성경찰서는 9일 한밤중에 이웃에 사는 부부가 시끄럽게 한다는 이유로 말타툼 끝에 이웃 주민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살인)로 이모(57.노동)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전 1시25분께 대구시 수성구 지산동 모 아파트 12층 자신의 집 현관에서 복도로 난 창문을 통해 옆집에서 들려오는 부부간 대화가 시끄럽다며 큰 소리로 욕을 했다가 이를 듣고 따지러 온 이웃 주민 황모(52.무직)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황씨는 흉기에 맞은 뒤 바로 옆 자신의 집으로 되돌아가 곧바로 숨졌으며 이씨는 황씨 가족의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서 이씨는 "작은 아파트에 살다 보니까 평소 벽을 통해서도 소음이 들리는데 한밤에 시끄러워 한마디 했더니 황씨가 두 차례나 따지러 와서 홧김에 찔렀다"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 소음과 관련해 지난해 달서구의 한 주공아파트에서 위층의 소음에 시달리던 아래층 주민이 위층 주민과 말다툼 끝에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히는 사건과 금년 2월 경북 포항에서는 아파트 소음문제로 다툰 아래층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혀 구속된 경우 및 5월에는 달서구 진천동 한 아파트에서 2년이 넘도록 소음 공방에 시달려온 아랫집, 윗집이 한밤에  쇠파이프까지 동원한 집단 난투극을 벌여 방송매체를 통해 연일 이슈화되는 등 이웃간의 다툼이 도를 넘고 있다.

2년 전 정부는 아파트 층간 소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아파트 바닥 두께를 180㎜로 늘렸다가 2005년 7월 다시 210㎜로 기준을 강화한 바 있다.

또 주택법 시행령 개정으로 아파트 자체적으로 관리규약에 층간소음 위반 시 제재할 수 있고, 경범죄로 고발하거나 환경분쟁조정 제도를 이용할 수도 있으나 즉각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은 아니다.

현직 아파트 관리사무소장인 주택관리사 김모씨는 “이웃 간의 일은 역시 이웃사촌이라는 인정과 상식의 바탕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다.”며 “아파트 단지 내 이웃사촌 회복운동 같은 자율적인 캠페인을 벌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와 함께 당국은 당국대로 소음 방지 방안을 좀더 심도 있게 연구해야 할 것이다. 회색 콘크리트 숲 곳곳에 잠복된 이웃 간의 반목과 갈등, 폭력의 폭발 가능성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