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관리업체 대표이사가 입대의 회장?/광주지법

아파트 위탁관리업체 대표이사가 2년 동안 자신의 업체에서 위탁관리하는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의 회장 업무를 수행하던 중, 이 사건 아파트 위탁관리업체는 관리계약에 따른 위탁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하지 못해 입대의 측에 약 9,7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게 됐다.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제1민사부(재판장 박병칠 판사)는 2008년 10월 21일 전남 목포시 S아파트 입대의가 이 아파트 위탁관리업체 D사를 상대로 아파트 관리용역상의 문제 즉, 관리비 미수총액 및 연체료, 전기세·수도료 미지급금 및 연체료, 각종 공사관련 증빙서류 및 영수자료 누락, 전반적인 월 회계자료 누락 등의 사유로 제기한 손해배상금 청구소송에서 입대의 측의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S아파트 입대의는 2003년 6월경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위탁관리 계약을 체결한 D사에게 용역상의 문제점을 개선토록 수차례 요구하던 중 D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2006년 5월경 공인회계사에게 아파트 관리에 관한 재무제표 감사를 의뢰했다. 감사결과 관리사무소가 보유해야 할 예금 잔액이 대차대조표상 약 1억1,300만원이 부족하고, 2003년 10월부터 2006년 1월까지 상하수도료·전기료를 1개월 이상 연속적으로 연체해 이로 인한 손해액이 약 3,360만원에 이른 것으로 밝혀졌다.
아울러 S아파트 관리규약에 따르면 관리사무소에서 구비해야 할 장부에는 입금·지급사유, 공사명, 품명 및 수량, 산출내역 등 필요 사항을 기록해 회계사실을 명확하게 기록·보관토록 하고 있으나 D사는 해당 내역을 적절하게 기재하지 않았고, 장기수선충당금을 사용 계획서 없이 무단으로 사용해 근거 자료를 남기지 않았다.
이에 재판부는 “입대의로부터 관리를 수탁받은 D사는 선량한 관리자로서 성실하고 책임 있게 업무를 수행해야 할 의무가 있고, D사의 관리 구성원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그 의무를 다하지 못해 위탁자인 입대의에게 금전상 손해를 입혔을 경우 D사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며 “위탁관리계약에 따른 의무불이행의 귀책사유에 관한 입증책임은 위탁관리인인 D사에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재판부는 D사의 관리업무에 관해 감시·감독·견제해야 할 입대의의 회장 역할을 D사의 대표이사가 수행해 온 사실에 대해 “일반적인 상식에서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며 “입대의는 관리주체의 업무를 감독하고, 관리비 등의 회계업무를 감사하도록 돼 있는데 S아파트 입대의가 D사 대표이사를 입대의 회장으로 선임하고 형식적인 회계감사만을 수행한 점은 D사를 감시·감독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과실이 있음을 인정해 D사가 배상할 손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그 책임 비율 30%를 입대의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