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네 낙하사고 ‘화단 옹벽에 부딪쳤다는 증거 부족’/부산지법

아파트 어린이놀이터 내 그네에서 떨어지는 사고를 당한 어린이의 가족이 설치·관리상의 하자를 들어 시공사와 입주자대표회의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증거부족으로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부산지방법원 민사4단독(판사 김태훈)은 2008년 24일 부산시 북구 H아파트 어린이놀이터에서 2005년 6월경 사고를 당한 강모(여·사고당시 만 6세) 어린이의 가족이 이 아파트 시공사 D사와 입대의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원고 가족은 “원고 강양이 그네를 타다 내리던 중 떨어지면서 뒤쪽에 설치된 콘크리트 화단 옹벽에 머리를 부딪쳐 급성경막상 출혈상을 입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사고는 피고 D사가 ‘주택건설기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화단 옹벽으로부터 3m 이상의 거리를 둬 그네를 설치해야 함에도 약 1.7m의 거리만을 둔 채 그네를 설치한 설치상 하자와 피고 입대의가 관련 규정을 위반해 설치돼 하자가 있는 그네를 보수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방치한 관리상의 하자가 경합해 발생했다”며 “피고 D사와 입대의는 원고 가족에게 약 9,6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원고 강양이 이 사건 그네를 타다가 떨어지면서 머리를 어린이놀이터 바닥이 아닌 뒤쪽의 화단 옹벽에 부딪쳤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원고 가족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사고당시 그네 뒤쪽에서 강양을 지켜보고 있던 이모양은 강양이 그네에서 화단 옹벽에 부딪치는 경위나 떨어진 직후의 상황에 대해서 제대로 증언하지 못하고 있고, 무엇보다도 이양은 사고당시 만 4세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고당일 강양이 처음 진료를 받은 병원의 진료기록에는 머리부위 이외 다른 신체 부위의 타박상이나 긁힌 흔적이 기재돼 있지 않으며, 선 채 그네를 타다가 떨어져 머리부위가 놀이터 모래바닥에 부딪치는 경우에도 상당 정도의 머리부위 충격 및 그로 인한 경막상 출혈의 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