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골드파크 '재산세 부과 위법' 판결

주택공시가격이 비슷한 인근주택과 현저한 차이가 나는 구청의 재산세 부과는 위법이라는 대구지법의 판결과 관련, 대구 수성구 황금동 캐슬골드파크 아파트의 재산세액 논란은 앞으로 어떤 파장을 몰고올지 관심을 끌고 있다.

수성구청은 이번 판결이 오히려 조세 형평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즉각 항소하겠다고 나섰지만, 대법원에서도 원고가 승소할 경우 캐슬골드파크 4천200여가구 전체에 대한 '재산세 환급'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

수성구청 세무과 측은 2008년 9월 8일 "법원이 캐슬골드파크 '인근 주택'으로 기준한 황금동 태왕아너스 아파트는 시가에 비해 재산세가 매우 낮게 매겨져 있기 때문에 이를 근거로 해서는 안 된다"며 "이렇게 법 적용을 하면 수성구 전체 아파트 재산세 부과 체계를 흔드는 도미노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아파트 재산세 부과 기준이 '면적'에서 '시가'로 바뀐 2005년을 기점으로 이전에 지어진 태왕아너스 아파트와 이후에 지어진 캐슬골드파크 아파트를 단순 비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구청 측은 "일례로 캐슬골드파크 100㎡(30평형)대와 비슷한 시가의 태왕아너스 아파트가 없다. 판결대로라면 또 다른 '인근 주택'을 찾아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반복하면 캐슬골드파크 단지 내에서 적은 평형의 가구가 더 많은 재산세를 부과받는 일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시가 상승으로 '재산세 상한제'(2005년 시행)에 걸려 낮게 매겨진 태왕아너스 아파트를 단지 거리가 가깝다는 이유로 '인근주택'으로 보고, 재산세액에서 현저한 차이가 난다고 판단한 것은 불합리하다는 것.

그러나 이번 판결이 최종 확정될 경우 구청으로서는 재산세 일부를 환급하고 새로 산정하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구청 관계자는 "별도로 캐슬골드파크 주민들의 이의 신청은 받지 않고,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린 뒤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황금동 캐슬골드파크 주민 이모(48)씨는 지난해 7월 자신의 172.38㎡(52평) 아파트에 재산세 84만원을 부과받자 올 3월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 지난 5일 구청의 재산세 부과가 잘못됐다는 승소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