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서 만취해 자던 입주민 방치한 경비원에 ‘징역 6월 집행유예’ 선고 /

아파트 지하계단서 만취해 자던 입주민을 방치한 경비원에게 법원이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인천지방법원 제13형사부(재판장 함상훈 부장판사)는 인천시 부평구 A아파트 지하계단에서 만취한 상태로 잠든 입주민을 방치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기소된 경비원 C에 대한 유기치사 선고심에서 “피고인 C씨에게 유기 혐의만을 인정,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 C씨는 아파트 단지 내에서 입주민들의 생명과 신체 등의 위해를 방지할 계약상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당시 피해자인 입주민 K씨의 하의가 일부 벗겨져 하반신이 그대로 노출되고 입가에 소량의 혈흔이 있는 등 그 모습이 매우 이례적이었음에도 K씨의 주머니에 들어 있는 휴대폰을 통해 그 상황을 가족이나 구조기관에 알리는 등의 적절한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은 채 약 3시간 가량 방치한 점 등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이같은 사정을 종합하면, 피고인 C씨가 입주민 K씨의 신체에 대한 위험을 야기한 유기행위를 했다고 보인다.”고 판시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평소에도 술에 취한 사람들이 단지 내에서 쓰러져 잠을 자는 것을 자주 경험한 피고인으로서는 입주민 K씨가 단순한 취객이 아닌 뇌손상 등의 중상을 입어 사망에 이를지도 모른다는 점 등을 예견하기 힘들었다.”며 피고인에게 유기치사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 경비원 C씨는 지난해 7월 1일 오전 5시 30분경 지하계단에서 술 냄새를 풍기며 누워 입가에 피를 흘리고 자던 입주민 K씨를 발견했으나 오전 8시까지 응급조치를 하지 않아 K씨를 뇌출혈로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이같은 판결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