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관리업자 선정 응찰한 8개사 입찰가 동일 , ‘투표’로 결정…중대 하자 아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관할관청으로부터 주택관리업자를 재선정하라는 시정명령을 받고 재입찰을 진행했지만 법원에서는 낙찰 및 계약체결을 무효로 할 정도로 중대한 하자가 아니라고 판단했다. 부산지방법원 민사14부(재판장 김형천 부장판사)는 최근 주택관리업자 A사가 부산시에 소재한 모 아파트 입대의를 상대로 낸 입찰절차 진행중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여 주택관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절차를 중지시켰다. 이 아파트 입대의는 지난 4월 말경 주택관리업자 선정을 위한 공고를 내면서 동일가격으로 2인 이상이 입찰한 경우에는 추첨으로 낙찰자를 결정키로 했다.  이 아파트 입찰에는 8개 회사가 참여했으며 A사를 포함한 8개 회사 모두 동일한 가격으로 입찰가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 입대의는 ‘추첨’이 아닌 ‘무기명 비밀투표’로 A사를 주택관리업자로 선정, 올해 6월부터 2년간 위·수탁관리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관할관청은 추첨에 의해 낙찰자를 결정하지 않고 투표로 결정한 것에 대해 주택관리업자 및 사업자 선정지침 제12조 제2항을 위반했다며 시정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입대의는 주택관리업자 선정을 위한 재입찰 공고를 내는 등 입찰절차를 다시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주택관리업자 선정 과정에서 선정공고나 선정지침을 위반한 하자가 있더라도 선정 과정에서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의 중대한 하자가 존재하지 않는 이상 입찰 및 계약체결이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동일한 가격으로 입찰한 주택관리업자들에 대해 추첨이 아닌 투표로 낙찰자를 결정한 것은 입찰절차의 투명성과 공정성이 현저히 침해될 정도의 중대한 하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A사를 위탁관리업체로 선정한 과정에서 입찰공고나 선정지침에 위반한 하자가 있더라도 A사를 낙찰자로 결정, 체결한 위·수탁관리계약은 유효하다고 인정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A사는 이 아파트를 관리할 주택관리업자의 지위에 있으므로 위·수탁관리계약이 무효임을 전제로 새로운 주택관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절차를 진행하려는 입대의에 대해 입찰절차의 중지를 구할 피보전권리가 있다”며 “새로운 입찰이 그대로 진행될 경우 법적 분쟁이 복잡하게 전개될 우려가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입찰절차를 중지하라”고 결정했다.

2014/10/22